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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산책 일곱 번째

by 후엔화 2022.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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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산책 일곱 번째

독사선책 일곱 번째

1. [문학] 방금 떠나온 세계 

SF(Science Fiction)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우리가 아직 경험하거나 가보지 못하 세계를 접하게 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소설을 쓰고 읽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관심이 바로 여기 지금 이었던 터라 근미래나 오지 않은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크지는 않았다. 바로 그 점이 SF소설 읽기를 주춤거리게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과학적 기술은 가속화되며 상상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구와 인간의 미래는 어떻게 변하고 달라질 것인가. 그리고 그런 세상에서 인간이 잃어버리고 지켜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이 상상과 고민만으로도 이야기는 진동하며 증폭 죄지 않나. 인공지능 관리자인 제니와 이브의 우정을 그린 김 초엽의 단편 <인공공간>을 읽고는 SF소설에 대한 무지가 허물어져 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SF가 일상고 멀리 떨어진 게 아니라는 점, 우리가 가진 모든 것 혹은 지키고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본격문학과는 다른 방식으로, 그러나 같은 소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데 놀랐다는 말이 정확할 듯 싶다. 어렵고 난해하던 과학적 지식이란 인간을 이해하는 다른 형태의 배경이라는 것도 발견했다. 그러자 이 소설집에 나타난 김초엽의 세계는 매우 필요하고 접근 가능하며 어쩌면 아릅답기까지 해 보인다. '방금 떠나온 세계'는 단편소설 <인공 공간>의 마지막의 문장에서 빌러 온 제목이며 이 책에는 우주 저편에서 '세계의 회복'을 믿는 사람들의 이야기, 일곱 편의 단편들이 수록돼 있다. 평소에 SF 국내 문학을 접할 기회가 적었거나 SF소설이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지금 우리 현실을 거울처럼 비추고도 있는 <로라>나 < 오래 도니 협약> 같은 단편들을 먼저 권한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사이, 현실과 미래 사이, 그 주력의 끈을 작가가 현명하고도 의미 있게 잡고 있다는 느낌도 받게 될 것이다. SF소설의 새 시대는 기모 엽과 다시 시작되었다. 가속화되는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는 문학의 종류, 아니 문학의 한 귀중한 방법으로 말이다. 

 

 

2. [인물 예술] 믿는 인간에 대하여 :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한동일 선생의 이 저작은 [라틴어 수업]과 [로마법 수업]으로 이어지는 '수업 시리즈'의 완결판에 해당하는 책이다. 가톨릭 사제이면서 또한 법학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선생은 책에서 라틴어를 매개로 종교인으로서의 고뇌와 더불어 로마와 서양 중세의 다양한 면면을 소개하고 있다. 책은 19개의 짧은 장들로 이루어져 있고, 각 장은 그 장에서 다루는 주제를 함축하는 라틴어 명구를 표제로 삼고 있다.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 신앙인으로서 선생의 고뇌와 관련된 기독교의 이모저모에 관한 에세이가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고대 로마와 중세의 의학에 관한 소개라든가 중세 수도원의 식사 풍경에 관한 이야기 같이 흥미로운 서양사의 면면도 담겨 있다. 선생은 특히 이스라엘 여행에서 목격한 팔레스타인의 분쟁 모습, 이슬람과 기독교 간의 오래된 종교적 갈등을 주제로 삼아 현대 사회에서 종교의 의의가 어떤 것인지 거듭 성찰하고 있다. "인간은 지상세계의 나그네일 분이다"라는 마지막 장의 명구가 이러한 성찰이 도달한 선생의 결론을 잘 드러내 준다. 라틴어는 중국의 한자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문명의 기반을 이룬 것처럼 수천 년에 걸친 서양문명의 기반을 이루고 있다. 이 책은 라틴어에 녹아 있는 고대 로마와 서양 중세 및 기독교 종교의 여러 면모를 흥미롭게 드러내고 있어서 교양 독자들에게 좋은 읽을거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도서로 추천한다. 

 

 

3. [자연과학] 퀀텀의 세계: 세상을 뒤바꿀 기술, 양자컴퓨터의 모든 것

아직 완전히 실용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이미 양자컴퓨터는 IBM이나 구글과 같은 기업에 의해 세상에 나와 있으며, 많은 이들이 이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다. 이 양자컴퓨터가 실용화된다면 과학기술과 산업은 물론이고 군사, 안보에 이르는 엄청난 변화가 도래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양자가 무엇이고, 양자컴퓨터나 양자정보통신의 원리가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책은 양자컴퓨터의 국내 최고 전문가인 카이스트의 이순칠 교수가 쓴 양자컴퓨터 입문서다. 양자물리학의 기본 이론에서 양자컴퓨터, 양자암호와 양자정보통신, 또 그것이 바꾸게 될 미래에 대한 예측까지를 포괄한 이 책은 수식이 하나도 없으며 비교적 쉽게 읽힌다. 쉽게 읽힌다고 쉽게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고, 저자 역시 양자이론이 이해가 쉽게 된다면 그 또한 정상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젊은 시절 시를 썼던 아내에게 이 책의 초고를 읽어주고 이해를 할 때까지 고쳐 썼다고 한다. 그 결과 일반인들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에 대한 개론서가 탄생하게 되었다. 양자컴퓨터는 이제 모두가 알아야 할 기본 교양의 범주에 들어왔다. 이 책은 어려운 양자컴퓨터에 대하여 일반인과 초보자가 그 전모를 개략적으로 파악하게 해 주는 기본 입문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다. 

 

출처: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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